[전국기자협회=구충모 기자] 6.25 한국전쟁 중 가장 극적인 사건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일 것이다. 이미 계획적으로 기습남침을 감행한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남한땅을 점령해 나갔다. 속수무책이었던 북한공산당의 남침을 저지한 것은 워커장군의 낙동강 방어전선이었다.  

아군과 함께 버티면서 북한군의 주력부대를 묶어두었기에 인천상륙작전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곳이 무너졌더라면 남한전역이 북한군의 수중에 장악되어 설사 인천의 상륙작전이 이루어졌어도 효과적이 ㄴ작전전개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아찔한 이야기다.  

맥아더 장군의 탁월한 리더십에 가려져 있던 월튼 워커장군의 진가가 다시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낙동강 방어선을 진두지휘했던 당시 미8군사령관이었다. 

북한군의 집요한 공세에도 끝까지 방어선을 사수했던 낙동강전선은 워커방어선이라 불리울 정도로 모숨을 건 사생결단의 배수진이었다. 한국전쟁의 초기 전황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불리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무기도 엉망인데다 초기에 징집된 신병들에게는 전투의지도 없었다. 이러한 군대를 이끌고 최후의 방어선에서 끝까지 사수했던 것은 그의 집념과 사생결단의 리더십이었다. 

'우리가 부산까지 밀리면 대살육전이 벌어질 것이다. 여기ㅣ서 버티지 못하면 죽어러"고 강조했던 워커 장군은 그 자신이 앞장 서 사즉생의 각오로 불리한 전투에 임했다. 한 쪽이 뚫리면 다른 쪽에서 막는다. 마치 불을 끄는 소방대원들 같은 전략이었다. 버티고 사수하던 낙동강 방어선이 북한군에게는 갇혀 고립되는 결과를 가져다 안긴 것이다. 

그런 그가 의정부전투에서 중대장으로 참전 중이던 아들에게 은성무공훈장을 수여하기 위해 전방으로 가던 중 지금의 도봉 근처에서 무면허 과속군용차량과 충돌해 사망했다. 별 넷 미군 대장의 승진을 앞두고 벌어진 사건으로 그 아들 또한 후일 최연소 대장진급자로 부자가 명예로운 대장에 오른 인물이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의 가장 슬픈 이야기다. 지금의 도봉역 2번 출구 근처의 전봇대에 워커장군의 사망지점이라는 안내판이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유일하게 증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출신으로 참전한 윌리엄 딘W. Dean 소장은 한국전이 발발하자 곧바로 전선에 투입되었던 24사단장이었다. 그의 사단은 오산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끝에 대전에서 방어선을 구축하고 마지막까지 버티어 아군이 낙동강방어선을 칠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이야기다.

흰 옷을 입고 농민으로 위장한 북한군들에게 습격을 당해 34연대의 마지막 병력과 대전시내를 빠져나오다 북한군의 매복공격을 받고 어둠 속에서 행방불명이 되었다. 35일간ㅇ 야산을 떠돌다 한국인에 속아 포로가 된 그는 자신이 장군임을 밝히지 않았고 북한군에게 인천상륙작전의 전개에 대한 첩보를 일체 발설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 역시 한국전 때 미8군 사령관을 오래 역임했던 인물로 한국군의 전력강화와 육사건립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미군 조종사였던 그의 아들을 전쟁으로 잃은 밴 플리트 장군은 한국의 자유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영웅들의 상징이 되었다. 

지금의 광장동 워커힐을 호텔이름으로 쓰고 있는 곳에 더글러스棟 제임스棟에 더글러스는 맥아더 장군이고 제임스는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의미한다. 먹고 마시고 노는데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 자유를 우리 손으로 지키지 못해 의지하고 크게 신세졌던 역사 속의 인물들에 대한 경건함을 가져야 할 때라 옮겨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