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기자협회=구충모 기자] 2021 성탄의 의미는 위기와 펜데믹을 이겨 온 인류의 승리이자 21세기 인류문명을 되돌아 보며 새기는 뜻깊은 의미를 더한다. 

김대건 신부의 고향 솔뫼성지 산책, 고즈넉한 로마네스크 고딕의 합덕성당의 존재 조선의 순교자를 기리는 마음으로 한국의 산티아고라 할 수 있는 충남 당진의 버그내 순례길을 걸어 보자. 

충남 당진시 합덕읍 우강면 삽교천 일대 버그내는 유서깊은 이름의 순우리말 지명이다. 13.3km의 순례길이 조성된 것은 2010년 즈음으로 소나무사 산 처럼 많았던 솔뫼성지는 이전부터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사상 기억과 희망의 순교자 김대건 신부님은 대한민국 최초의 사제로 천주교가 들어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유네스코 기념인물에 등재된 해이다. 

신리성지는 19세기 성도 400인이 모여 살던 곳으로 버그내 순례길의 종점이기도 하다.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십자가가 매달리기까지의 14장면이 재현된 조각품들이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 곳. 조선의 선지자들이 그런 정신으로 모여 살았던 곳이다.

솔뫼성지에서 2km 떨어진 곳의 전통시장은 버그내장으로 불렸던 곳으로 공개적으로 천주교를 드러내 놓고 믿을 수 없었던 시절 성도들이 교우를 나누던 곳으로 이 장터가 있어 천주교 전파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바그내장터를 지나 합덕제에 이르면 조선의 3대 저수지였던 제방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봄에는 벚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수변공원이 잘 조성되어 여름의 연꽃까지 순례길의 정취를 더해 준다. 

인근의 합덕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고딕형 건축물로 1890년 예산에 세워진 양촌성당의 모태로 1788년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아 이전하였고 1929년 재건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주임신부이던 페랭신부가 순교, 성당 뒷마당에 순교비가 있다. 

누런 잔디공원과 미술관이 어우러진 신라성지는 조선 최대의 천주교우촌이었다고 한다.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 외 40명의 순교 후 성도들은 뿔뿔이 츹어져 한국의 '카타콤'이라 견주는 이도 있다. 

박해에도 천주의 진리와 사랑을 실턴했던 선지자들을 생각하며 저마다의 값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에 의미있는 순례길이다. 지금 각 자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