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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 [시(詩)대논평] 유승준 병역문제 20년, 해결책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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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희 작성일20-11-09 20:3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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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기자협회] 스티브유, 본명은 유승준(43세). 그의 이야기로 세간이 떠들썩하다. 사실, 기자는 그의 소식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한 동생과 얘기를 나누다 그에 소식을 들여다보게 됐다.  


‘병역기피’가 불거진 후 약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떠난 땅으로 돌아오려 하는 그를 우리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물론 관용을 베풀지, 말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또한 법적·절차적 문제가 해결돼 그의 몸이 한국에 안착한다 한들, 사람들의 날카로운 시선 속에서 그가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지 그 또한 확실치 않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26일 “앞으로도 스티브 유에 대해 비자발급을 허용하지 않겠다”고입장을 밝혔다. 스티브 유는 이에 대해 SNS를 통해 “저는 이미 잊혀도 한참 잊혀진, 아이 넷을 둔 중년의 아저씨에 불과하다”며 “정치범도 테러범도 아니고, 대한민국에 영향을 끼칠 인물도 아니다”며 호소했다. 


그의 입국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2가지로 갈린다. ‘충분히 시간이 지나 죄 값을 받았고, 본인도 잘못을 뉘우치는 듯하니 용서해줘야 한다’는 관용의 측면과 ‘힘있고 빽(Back)있는 사람들은 저렇게 다 빠져 나간다.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의 측면이다. 양측의 생각은 정면으로 부딪혀 갈라졌다.  


기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조금 더 마음과 생각의 틀을 열어야 한다고. 앞으로는 이런 병역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정서적 틀을 더 잘 갖추어가야 하지 않은가. 무조건 흑백의 논리에 서 그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타협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먼저 제도적으로는 병역기피를 줄이기 위한 대응방안을 더욱 더 구체적이고 폭넓게 마련해야 한다. 선택의 틀을 높여주는 것이다.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는, 병역면제·대체복무 사유가 점차 다양해지는 것처럼 다양한 기준을 세워 특정 직업군, 상황에 있는 이들에 대한 병역을 새로운 방식이나, 재능을 살려 공익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종교적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사례가 수용되고, 손흥민 선수나 방탄소년단의 병역 여부가 이슈가 됐던 것처럼 말이다. 요점은 이가 사회의 형평성을 저해하는 특혜의 방식이나 편법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족의 정서를 고려해, ‘철저한 공익 기여 평가 기준’을 들여 국가가 점검해 제도가 잘 이뤄질 수 있게 만들어 가야한다. 제도가 잘 이뤄져 좋은 예가 등장한다면, 대상을 넓혀 일반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다음은 정서적인 측면이다. 스티브유 외에도 병역 문제로 논란이 됐던 공인들은 있었다. 다만, 한 잘못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지고 입대를 한 경우 논란은 잦아들었다. 사후 대처에 따라 인식이 달라졌다. 


먼저는 기피자들에 대한 혐오와 원망, 비난을 멈추고 관용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만 그가 스스로 뉘우치고 잘못을 청산하고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국민과의 협의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용서로 특혜와 잘못을 덮자는 말이 아니다. 그 이후를 생각하자는 말이다. 누군가 한순간의 실수로 잘못을 했더라도 다시 죄를 뉘우치고 수용 받을 수 있는 국민적 정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심판은 심판을 낳고,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지 않는가. 

 

병역 문제는 우리 사회에 민감한 사안이고 국민의 정서가 담겨 있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한 번 더 생각해, 심판과 절교가 아닌 개선과 공생으로 나아가야 한다. 스티븐 유의 병역 관련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기피의 깊이


나를 잃고 싶지 않아 넘은 땅

이젠 넘을 수 없는 선이 그였네


아직 나는 그곳에 있는데

이제 나의 이름은 그곳에 없네  


이젠 어떡해

내가 밟아야 할 땅을 깨달았네 


누구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까   

내가 기피한 땅이 이젠 나를 기피하네 


아, 가고 싶고, 밟고 싶은 그 땅 

이제는 보이지 않는 땅

이제서야 그 깊이가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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