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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 [기레기와 기러기#13] 기자는 냉정한 관객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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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중희 작성일20-10-20 17:4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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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기자협회]  


기자는 ‘냉정한 관객’이 돼야 한다. 하지만 냉혈안이 돼라는 것이 아니다. 가슴에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가슴을 품되, 사건 앞에서는 냉정하게 객관성을 가지고 사건을 전해야 한다는 말이다. 


안 언론인(前 한국일보 논설위원) “기자는 수백만의 독자를 위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직업적인 구경꾼이 되어 신속‧정확하게 전해야 한다. 냉정함이 체질화돼야 이는 가능해진다”고 기록했다.   


지난 10월 9일 울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삼환 아르누보)에서 대형 화제가 났다. 당시 불은 한 층이나 한 가구만을 태우지 않고 강풍과 함께 건물 전체를 불기둥으로 만들어 버렸다. 다행이 사상자는 없었지만,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필자는 점심을 먹던 중 해당 소식을 TV로 목격했다. 각 방송사는 순간을 앞다퉈 보도했다. 당시 소식을 취재한 기자들은 당시 화재가 난 건물 앞에서 한발짝 떨어져 소방당국의 구조현장과 불기둥으로 변해버린 건물을 바라보며 취재했다. 


당시 화재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아마 뜨거운 불기운 앞에서 아무렇지 않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거 집에 화재가 난 적이 있는 필자는 화재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집 앞 마당에 쌓아둔 쓰레기가 불씨의 원인이었다. 순간 당황한 필자는 손이 떨려 물통을 제대로 잡을 수도 없었다. 다행히 주변 주민이 신고를 해 화재를 잠재울 수 있었지만, 화재의 후유증은 근 1주일동안 계속됐다.   


만약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취재기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눈 앞에서 사람이 불타고 있다면? 높은 건물에서 기자쪽으로 사람이 떨어지는 걸 목격한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해야 할까?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볼 일이다. 


이는 어려운 일이지만, 기자가 절체절명의 상황에 ‘언론인의 역할과 선’을 지켜야 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또 기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써 역할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도 없다. 


안 언론인은 이와 관련해 “기자이기 전에 인간이어야 함으로 눈앞에의 인명이 희생되는 경우와 같이 위급할 때는 기자도 구경꾼이 되기만을 고집 할 수 없다. 85년 6월 오오사까에서 나가노라는 악덕기업자가 한 낮에 참살되는 장면을 일본의 텔레비전이 여과하지 않고 방영한 일이 충격파를 일으킨 일이 있다. 그때 현장에 있던 취재기자들은 인명이 희생되는 위급한 상황에서 냉정한 관객의 입장만을 고집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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