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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청춘 인사이드] '캘리그라피' 강사, 성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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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글로 작성일20-01-03 14:0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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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나를 소개해주세요. 

저는 '성은하'라고 합니다. 캘리그라피 강사,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아직 제가 뭐 하는 사람인 지 잘 모르겠어요. 왜냐면 제 나이의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거든요. 이 삶이 좋은데, 주변을 돌아보면 나만 다른 길을 걷고 있나, 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제가 누군 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 

또 고민이 되는 건, 내가 혹시 10년 후, 20년 후에도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계속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 일을 더 잘하는 사람들이 계속 생기니까 좀 불안한 게 있어요. 

이 일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Q.'캘리그라피'를 시작하신 계기가 있나요? 

초등학교 시절 '서예학원'이 열풍이었어요. 그때 컴퓨터 아니면 서예중에 선택을 해야 했어요. 

저는 서예를 택했고 어머니를 따라 학원에 갔어요. 언니랑 같이 다녔는데, 언니는 학업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게 됐고,

저는 계속했죠. 어느정도 하다가 그만할 줄 알았는데, 어머니께서 계속해서 학원비를 내셨어요. 그때 서예 선생님이 

되게 신사임당 같은 스타일이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께서 선생님을 굉장히 믿고 좋아하셔서 계속 배우게 됐죠.

초등학교 때부터 성인이 되서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한 학원에 다녔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한 일이기도 해요. 

지금 조카들을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한테는 싫어하는 과목이라도 계속 배우는데, 어릴 때 저도 서예 선생님한테 그런 걸 느꼈던 것 같아요. 

 

Q.'캘리그라피'와 '서예'의 차이는? 

서예는 엄격한 법이 있는 글씨예술이라면, 캘리그라피는 그 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글씨라고 볼 수 있어요. 

시대마다 정해진 법이 있고, 그 법을 조금씩 바꾼 사람들이 있듯, 서예도 그렇게 시대에 발맞춰 바뀐 게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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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강사로써 캘리그라피의 좋은 점을 얘기해주신다면?  

글씨를 쓸 때는 3가지가 중요해요. 삼 박자가 갖춰져야 하거든요. 전하고 싶은 마음의 글, 내용에 담긴 마음, 관람객이 글씨체를 느끼는 걸 상상하는 마음' 이 세 가지에요. 

이 모든 것을 봤을 때, 서예와 캘리그라피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해요. 

 

Q.캘리그라피도 재능이 중요한가요? 

물론 재능도 영향을 미치지만, 저는 끝까지 쓰는 사람이 이긴다고 생각해요. 저도 전통서예를 오래 하다가 캘리그라피의 수요가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때 일하던 곳에서 캘리그라피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그땐 서예나 캘리그라피나 비슷하니까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누군가 저에 대해 한 말을 듣고 좀 충격을 받았어요. 저와 같이 수업을 했던 선생님이 제가 글씨를 못쓴다고 했다는 거에요. 분이 나서 시중에 나와있는 캘리그라피 책을 사서 미친듯이 다 독파했어요. 그때 느꼈어요. 그때 그 자극으로 또 제 실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수업을 할 때도 얘기해요. 학생들이 처음 쓸 때 못하겠다 어렵다고 할 때, "딱 12주만 참고 써보자. 원래 한번에 잘 되는 건 없어. 계속 하다가보면 조금씩 재미가 생길 거야!"라고 얘기해줘요.  

 

Q.개인적인 고민들이 있다면? 

국가사업을 진행하려면 청년단체 구성원 70%가 청년 구성원이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나이가 이제 곧 그 커트라인을 넘어서게 되거든요. 원래 지원을 받아서 개인작업이나 전시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수익이 있어야 하고 수익을 벌기 위해서 강의를 늘여야 해요. 그러다보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작업을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딜레마'에요. 그리고 요즘은 캘리그라피 강사들이 점점 많아지다보니까 수익도 하향평준화가 되고 있어요. 

전시를 준비하기도 했는데, 또 막상 하려고 하니까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현실적인 부분에 많이 부딫혀요. 아직도 고민이 있긴 하지만 언젠간 해야죠. '개인전'을 열고 싶어요. 제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내고 싶어요.  

 

Q.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저는 강의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요. 왜냐면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거든요. 사람들을 알아가는 걸 되게 좋아해요. 사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있어요. 그러는데 강사라는 직업이 엄청 잘 맞는 직업이에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강의를 하는 게 너무 좋은거죠. '사람'을 좋아하는 거죠. 서예를 쓰거나, 캘리를 쓰기 위해 좋은 문장들을 많이 보게 되거든요. 그때 그 마음들을 배우게 되는 거 같아요. 요즘 청년들이 오글거린다고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데, 저는 그래도 학생들에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간의 관계, 소통이에요. 지금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은 '친 언니'에요. 보통은 엄마를 가장 좋아하는데, 저는 우리 언니에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제 '친언니'에요. 두살차이 밖에 안 나지만 정말 저한테 '소중한 사람'이에요. 

언니는 항상 저한테 "너 하고 싶은대로 다 해" 라고 말해줘요. 늘 제 편이 되어줘요. 가족이 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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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좋아하는 문장이 있을까요? 

반고흐의 영혼의 편지라는 책에 나오는 고흐가 동생 테오와 나누는 편지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나는 사랑없이 살 수 없다"는 문구에요. 고흐의 글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많이 받아요.

작업 욕구가 떨어질 때 그 책을 펴서 다시 의지에 불을 붙여요.

고흐가 얼마나 그림을 사랑하고, 또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는 지가 고스란이 담겨있어요.  


Q.가장 힘들 땐 언제인 지? 

음, 뭔가 기력이 없어질 때가 있어요. 명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정말 힘들 때 아무것도 않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곰'이 됐다고 표현을 해요. 그럴 때 내가 잘못했던 행동들이 떠오르고 할 때 힘든 거 같아요. 그러다가 또 어느순간 일어나야지 하고 일어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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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내 인생의 목표는? 

제가 말이 많잖아요. 제 입에서 예쁜 말들만 나왔으면 좋겠다. 말에 사람의 마음이 담기니까. 저는 글과 말과 뗄 수 없나봐요. (ㅎ.ㅎ) 

 

Q.2020년의 나의 바램이나 소원이 있다면? 

저는 제가 하는 말이 이뤄질 때가 많았거든요. 책을 낸다고 했을 때도 이뤄졌고, 캘리 강의를 찍어야지 생각하고 자꾸 말했을 때도 이뤄졌어요. 내년엔 전시를 한번 하고 싶어서, 전시를 해야겠다고 말하겠어요.     


Q.짧은 소감 하나 말씀 주신다면? 

누구한테 안 이끌려 갔으면 좋겠어요. 대다수는 인생의 멘토라는 게 없잖아요. 그래서 자신의 중심을 잘 잡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지금 뭔가를 잘 모르더라도, '나는 이럼 사람이야'라는 자부심을 꼭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힘든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을 보면 보통 좋지 않은 환경 때문이더라고요. 그래서 얘기를 해줘요. 

"너는 이런 부분들을 잘하는 아이니까, 너의 이런 점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 잡고 가면 잘 할 수 있을거야."  

 

Q.앞으로의 행보는?  


1,2월 달에는 목,금만 수업을 하고 있어요. 00동에 지역아동센터에서만 강의 중이에요. 3월부터 다시 평일 5일 모두 수업을 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올해는 전시를 하게 되리라 믿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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